
서울 SK의 16연승 행진이 드디어 끝났다. 정규리그 9연승 + 플레이오프 7연승을 달리는 등 그동안 그야말로 엄청난 파죽지세를 보여줬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16연승 행진을 마감하게 됐다. 안양 KGC가 초반부터 엄청난 에너지 레벨로 SK를 압도했고, 결국 큰 위기를 겪지 않고 81-67로 낙승을 거둘 수 있었다. 오세근은 이날 공수를 지배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1차전에 이어 또 다시 팀내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87년생 노장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든 퍼포먼스였다. 특히 스트레치 빅맨 역할을 하며 SK의 수비를 부숴버렸다. 1차전에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던 렌즈 아반도 카드 역시 성공을 거뒀다. 초반에는 오세근과 동선이 겹쳐 고전했지만, 이후 약간의 조정을 통해 살아났다. 그가 공격에서 터져준 덕분에 동료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났고, 덕분에 KGC가 원활한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김상식 감독이 아반도를 선발로 투입하며 리듬을 제대로 살려냈다고 본다.
KGC의 김상식 감독은 1차전을 복기한 이후, 김선형-워니를 막기 위해 맞춤형 수비를 들고 왔다. '4년 연속 올해의 수비수'에 빛나는 문성곤이 김선형의 전담수비수로 나섰다. 뒷선에서 오세근과 스펠맨이 헬프를 준비한다. 또, 김선형- 워니가 투맨게임을 시도하면, 과감하게 스위치해서 최대한 버티는 수비를 한다. 그리고 그 사이 동료들이 헬핑을 온다. 김선형과 워니가 일대일 공격을 시도할 때는, 오른쪽 플로터를 최우선으로 막고, 여의치 않을 때는 차라리 왼쪽을 비워주고 돌파를 유도한다. 이후 뒷선에서 헬핑을 가한다. 이런 모든 수비 전략이 그대로 맞아떨어졌고, 덕분에 확실히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김선형과 워니가 이 정도로 막히는 건 처음 봤다.
2차전, SK의 전희철 감독은 다소 과감한 선택을 했다. 4쿼터 중반 14점차에서 경기를 포기했다. 선발들을 불러들이고 벤치를 투입한 것. 이는 안방에서 열릴 3, 4, 5차전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김선형과 자밀 워니의 체력적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에 관리에 들어갔던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 놀라운 것은 이때 투입된 SK 벤치 멤버들의 경기력이다. KGC의 선발선수들과 정면으로 대결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수 양쪽에서 모두 딱히 밀리는 기색이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3차전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KGC는 선발 의존도가 높은 편임을 잊지 말자. SK가 벤치타임을 장악할 수 있다면, 승산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 2차전 막판 체력을 아낀 김선형과 워니가 3차전에서 체력을 다 때려부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KGC는 2차전의 수비법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SK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는 외곽슈터들의 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KGC의 수비는 페인트존에 밀집되어 있다. 김선형과 워니의 플로터, 투맨게임을 막기 위해서다. 허일영과 최성원, 오재현 등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하다. 2차전 당시 SK의 3점슛 성공률은 고작 28.6%에 그쳤다. 3차전에서는 반드시 외곽포가 살아나야 한다. 그래야 KGC의 수비가 흩어질 수 있고, 이에 따라 김선형과 워니도 자유를 얻게 된다. 최성원의 선발 투입도 고려해볼 만하겠다. 최부경이 골밑에서 고군분투해주고 있다는 점은 높이 평가 받아 마땅하다. 워니와 최부경이 스펠맨을 지금처럼만 막아주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
1차전에서는 SK가 77-69로 이겼다. 2차전에서는 KGC가 81-67로 웃었다. 두 경기 모두 언더가 나왔다. 1차전의 최종 스코어 합계는 146점에 불과했고, 2차전 역시 148점으로 크게 다르지 않았다. 1차전에서는 KGC의 공격이 거의 다 막혀버렸다. 팀 전체적으로 외곽슛 난조가 심각했다. 2차전에서는 아반도가 살아나면서 80점 고지를 다시 밟았다. SK는 김선형과 워니가 틀어막히면서 그 점수만큼 볼륨이 빠졌다고 보면 된다. 달리 말하면, 김선형과 자밀 워니가 총 16개의 플로터를 폭격했던 지난 1차전에서도 SK가 77점밖에 올리지 못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이번 시리즈는 난타전이 아니라 수비전 양상이라는 점도 잊지 말자. 여기에 하프코트 상황에서는 확실히 KGC가 높이 우위를 점하며 상대를 틀어막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언더 가능성이 보인다.
SK 승리
핸승
언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