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전술 분석
아탈란타는 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 감독 체제에서 거의 10년간 유지해 온 공격적 정체성의 대대적인 재편을 마주한 채 시즌을 시작한다. 새로운 사령탑 이반 유리치는 가스페리니와 전술적 철학을 공유하지만, 공격진의 구성은 완전히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지난 시즌 리그에서만 25골(페널티킥 제외 21골)을 기록한 핵심 스트라이커 마테오 레테기의 이적 공백이다. 이는 지난 시즌 팀 전체 득점(78골)의 약 3분의 1이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설상가상으로 팀 내 득점 2위(15골)였던 아데몰라 루크먼은 이적 요청 후 모든 프리시즌 훈련에 불참하며 팀 분위기를 해치는 등 사실상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된 상태다. 두 선수의 이탈은 단순 계산으로 40골의 손실을 의미하며, 지난 시즌 리그 최상위권의 공격력을 유지했던 아탈란타의 오픈 플레이 공격력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구단은 레테기의 대체자로 니콜라 크르스토비치를, 루크먼의 창의성을 메울 자원으로 라자르 사마르지치와 카말딘 술레마나를 거액에 영입하며 공격진 재편에 나섰다. 지난 시즌 아탈란타의 페널티킥 제외 기대 득점(npxG)은 총 65.0에 달할 정도로 막강했지만 , 이는 유기적으로 움직이던 기존 공격진의 힘이었다. 새로운 선수들이 유리치 감독의 시스템에 얼마나 빨리 녹아드느냐가 이번 시즌 공격력의 관건이 될 것이다.
반면, 34년 만에 세리에 A 무대로 복귀한 피사는 알베르토 질라르디노 신임 감독의 지휘 아래 극단적인 실리 축구를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질라르디노 감독은 제노아 시절부터 수비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고, 효율적인 역습과 세트피스를 통해 득점을 노리는 전술을 선호해왔다. 피사의 공격은 점유율을 내주더라도 빠르고 간결한 공격 전개를 통해 소수의 기회를 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이를 위해 최전방에서 공을 지켜줄 수 있는 피지컬 좋은 공격수 음발라 은졸라를 임대 영입했고, 37세의 베테랑 후안 콰드라도를 영입해 측면의 날카로움과 세트피스 정확도를 더했다. 하지만 피사의 공격력은 세리에 B에서도 지표상 한계를 보였다. 지난 시즌 64골을 넣었지만, 기대 득점(xG)은 55.7에 그쳐 약 8골 이상을 초과 득점하는 비정상적인 결정력을 보였다. 이러한 골 결정력은 상위 리그에서 재현되기 매우 어렵다. 실제로 프리시즌 바이엘 레버쿠젠과의 경기에서 무득점 완패(0-3)를 당했고, 세리에 B 팀인 체세나와의 코파 이탈리아 공식 경기에서도 120분간 득점 없이 비기는 등 공격력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냈다.
수비 전술 분석
아탈란타의 수비는 공격과 마찬가지로 높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시스템이다. 이반 유리치 감독 역시 가스페리니와 유사한 강력한 전방 압박과 대인 방어를 기반으로 한 수비 전술을 유지할 것이다. 이는 상대의 빌드업을 원천 봉쇄하고 높은 위치에서 공을 탈취해 즉시 역습으로 전환하는 데 강점이 있지만, 반대로 압박이 뚫렸을 때 수비 뒷공간이 광활하게 노출되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올 시즌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해야 할 오딜롱 코소누가 새롭게 합류했지만 , 팀 수비의 정신적 지주이자 베테랑인 세아드 콜라시나츠가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장기 부상으로 이탈한 것은 매우 뼈아프다. 그의 경험과 리더십 공백은 새롭게 구성된 수비 라인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였던 파르마전에서 3실점하며 페널티킥 제외 기대 실점(npxGA)이 2.5까지 치솟았던 기억은 이 시스템이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을 때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피사와 같이 수비적으로 내려앉아 역습을 노리는 팀을 상대로는 순간적인 집중력 저하가 곧바로 치명적인 실점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피사의 올 시즌 성패는 전적으로 수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질라르디노 감독은 피사의 세리에 B 승격 원동력이었던 견고한 수비력을 세리에 A에서도 유지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다. 지난 시즌 피사는 38경기에서 단 36실점만을 허용했으며, 이는 기대 실점(xGA) 35.4와 거의 일치하는 수치로, 운이 아닌 시스템에 기반한 탄탄한 수비력이었음을 증명한다. 질라르디노 감독은 자신의 전술적 특징인 3백 기반의 5-3-2 혹은 3-5-2 포메이션을 통해 중앙을 두텁게 걸어 잠그고 상대 공격을 측면으로 유도하는 전술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러한 수비 전략은 개막전부터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수비의 핵심 자원인 중앙 수비수 마테우스 루수아르디와 왼쪽 윙백 피에트로 베루아토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선수층이 얇은 승격팀 입장에서 주전 수비수들의 공백은 치명적이다. 세리에 B에서 통했던 수비 조직력이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공격수들을 상대로, 그것도 핵심 선수들이 빠진 상태에서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경기력 분석
아탈란타의 최근 경기력 흐름은 '불안한 마무리와 불확실한 시작'으로 요약할 수 있다. 2024-25 시즌 마지막 5경기의 경기력 지표 가중 이동 평균을 분석해보면, 마지막 파르마전을 제외한 4경기에서 평균 2.25에 달하는 압도적인 npxG를 기록하며 막강한 공격력을 뽐냈다. 하지만 시즌 최종전에서 npxG가 1.2로 급락하고 npxGA는 2.5까지 치솟으며 공수 양면에서 완전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 경기는 팀의 한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결과였을 수 있다. 새로운 감독과 선수들이 합류한 프리시즌 역시 유벤투스에 1-2로 패하는 등 경기력이 궤도에 오르지 못한 모습이었고 , 특히 루크먼의 이적 파동은 새로운 전술을 이식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팀 전체의 준비 과정을 방해하는 악재로 작용했다. 시즌 첫 경기에서 새로운 공격진이 얼마나 유기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존재한다.
피사는 세리에 B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감하고 승격의 기쁨을 누렸지만, 상위 리그의 높은 벽을 프리시즌과 컵 대회에서 실감했다. 독일의 강호 레버쿠젠에게는 경기 내내 압도당하며 0-3으로 완패했고, 아우크스부르크를 상대로는 2-2 무승부를 거뒀지만 경기 내용은 좋지 못했다.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시즌 첫 공식 경기였던 코파 이탈리아 1라운드에서다.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세리에 B의 체세나를 상대로 120분 연장 혈투 끝에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로 간신히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는 피사의 공격력이 세리에 A 수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신호다. 수비적인 전술을 감안하더라도, 득점 기회를 만드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은 시즌 내내 피사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34년 만의 세리에 A 복귀전이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객관적인 최근 경기력은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총평 및 경기 예측
이번 경기는 '재편 중인 거인' 아탈란타와 '부상 병동에 시달리는 승격팀' 피사의 대결로, 양 팀 모두에게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아탈란타는 압도적인 홈 이점과 선수 개개인의 기량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팀의 상징이었던 가스페리니 감독과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지던 두 공격수가 동시에 사라진 공백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반 유리치 감독의 새로운 공격 조합이 시즌 첫 경기부터 유기적으로 작동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반면 피사는 질라르디노 감독의 명확한 수비 후 역습 전략을 들고 나올 것이다. 그러나 세리에 A 생존의 핵심이 될 수비 라인이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정상 가동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전술적으로 아탈란타가 경기를 주도하고 피사가 깊숙이 내려앉아 수비 블록을 형성하는 양상이 될 것이다. 관건은 아탈란타의 창의적인 미드필더 사마르지치와 같은 선수들이 촘촘한 피사의 수비벽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피사는 콰드라도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세트피스 한 방을 통해 이변을 노릴 것이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 차와 핵심 수비수들의 이탈, 그리고 게비스 스타디움의 일방적인 홈 분위기를 고려할 때 피사가 아탈란타의 파상공세를 90분 내내 막아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아탈란타의 공격이 다소 삐걱거리더라도, 결국 개인 기량의 차이를 통해 득점을 만들어내며 힘겨운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 화끈한 다득점 경기보다는 아탈란타가 주도권을 쥔 채 꾸준히 상대를 두드리다 결국 승리를 챙기는 양상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