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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애슬레틱] 에제의 아스날 이적 비하인드 스토리
놀란두
2025-08-24 02:3



이건 단순한 '하이재킹'이 아니었다. 이건 한 편의 러브 스토리였다.

수요일, 에베레치 에제는 토트넘과 계약을 앞두고 있었다. 의심할 여지없이 좋은 선택이었다. 같은 런던에 위치한 챔피언스리그 진출 구단이었고, 그의 커리어에서 한 단계 도약을 의미했다.

하지만 결정을 내리기 전에 꼭 해야 할 통화가 하나 있었다. 바로 미켈 아르테타에게 전화를 거는 것이었다.

두 사람이 대화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6월 말, 아스날이 처음으로 에제 영입을 검토할 당시 한 차례 이야기를 나눈 바 있었다. 하지만 그 뒤로 아스날의 관심은 잠잠해졌고, 토트넘이 본격적으로 영입에 나섰다.

프로의 관점에서 보면, 에제는 토트넘에 만족스럽게 합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어려서부터 아스날 팬이었고, 13살에 아카데미에서 방출되었을 때 눈물을 흘렸던 기억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어떤 계약서에도 서명하기 전에, 아스날과 다시 인연을 맺을 가능성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고 싶었다.

타이밍은 완벽했다. 카이 하베르츠가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는 소식에 아스날은 흔들리고 있었고, 공격 보강이 시급했다.

아르테타는 에제에게 그날 오후에 이사회가 열린다고 전했다. 회의가 끝나자, 기쁜 소식이 날아왔다. 에제는 거의 확정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날 밤, 아스날은 크리스탈 팰리스와 6천만 파운드+ 최대 750만 파운드 추가 조건의 이적 합의에 도달했다. 동시에 에제 측은 4년 계약 + 1년 연장 옵션의 개인 조건에도 합의했다.

토트넘과의 본격적인 줄다리기는 없었다. 있을 수도 없었다. 아스날이 테이블에 앉은 순간, 그의 행선지는 단 하나뿐이었기 때문이다.

아르테타와의 대화 외에도, 에제는 아스날 소속 잉글랜드 대표팀 동료들에게도 “내 이적을 밀어달라”고 요청했다. 빅토르 요케레스를 노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아스널은 원하는 이적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선수의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에제에게 이번 이적은 꿈의 실현이고, 아스날에게는 야망의 선언이었다. 하베르츠 부상 이후 아스널은 “또 한 시즌을 부상 탓으로 날려버리진 않겠다”는 결심을 했다.

6월 첫 대화 이후, 에제는 아스날의 마음속에서 완전히 지워진 적이 없었다. 결국 그를 외면할 수 없었고, 라이벌 구단 토트넘으로부터 데려온 건 보너스였다.

에제가 아스날을 사랑하는 것처럼, 아스날도 그를 사랑했다. 아르테타는 점점 그에게 매료됐고, 구단은 이적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에제는 대담한 재능, 풍부한 경험, 그리고 아스날에서 다시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자 하는 굶주림을 가지고 왔다.

이번 이적의 뒷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디 애슬레틱》은 관련 구단과 선수 측 소식통을 취재했다. 에제 같은 수준급 선수라면 아스날의 레이더에 포착되는 건 당연했다. 다만 처음에는 다른 우선순위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새로운 9번(주전 스트라이커) 영입이 급선무였다.

아스날이 에제 영입을 처음 검토했을 때, 그 배경에는 에단 은와네리와의 재계약 협상이 있었다. 아스날은 은와네리와 계약을 연장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협상은 미묘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당시 은와네리의 계약은 1년밖에 남지 않았고, 프리미어리그와 해외에서 관심을 받고 있었다. 아스날로서는 계약 만료를 허용할 수 없었다. 매각 의도는 없었지만, 상황에 따라선 어쩔 수 없을 수도 있었다.

그에 대비해 아스날은 여러 후보를 검토했다. 모건 로저스, 모건 깁스-화이트 등이 논의됐지만, 가장 매력적인 건 에제였다. 특히 초기 대화에서 드러난 그의 성격이 큰 인상을 남겼다.

문제는 이적료였다. 여름 내내 에제에게는 6천만 파운드 + 800만 파운드 옵션이라는 바이아웃 조항이 있었고, 아스널은 27세 선수에게 그 금액은 과하다고 봤다. 이상적으로는 4천만 파운드~5천만 파운드 선에서 계약하길 원했다. 하지만 팰리스는 절대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

결국 이 우려는 의미가 없게 됐다. 7월 초, 아스날은 은와네리와 계약 연장 협상에서 돌파구를 마련했고, 에제에 대한 관심은 일시적으로 접혔다. 아스날은 에제를 중앙 자원으로 봤는데, 당시에는 윙 보강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스날은 노니 마두에케 영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적료는 4,850만 파운드였고,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가격이라 판단했다.

아스날과 토트넘이 에베레치 에제의 영입을 추진한 배경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부상 때문이다.
프리시즌 뉴캐슬전에서 제임스 매디슨이 전방십자인대(ACL)를 다치자, 토트넘은 에제 영입에 속도를 냈다.

아스날과 마찬가지로 토트넘도 바이아웃 금액을 바로 맞추길 꺼렸다. 대신 팰리스와 이적료를 두고 간접 협상을 시작했다. 양측의 평가 차이는 컸지만 조금씩 간격을 좁혀 갔고, 8월 15일에는 “합의에 매우 근접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8월 18일,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은 스티브 패리시 팰리스 회장과 직접 만나 협상했다. 기본 5천만 파운드 + 1천만 파운드 보너스 구조라는 큰 틀에 합의했다. 하지만 그다음 날 협상은 뒷걸음쳤다. 문제는 세부 보너스 조건이었다. 큰 틀은 맞췄지만 보너스 지급 방식에서 이견이 있었고, 양측 모두 답답해했다. 화요일 저녁, 협상은 위태로워 보였다.

런던 북부 반대편에서도 문제가 터졌다. 하베르츠가 무릎 문제로 아스날의 마지막 두 번째 프리시즌 경기를 건너뛰었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 보였다. 화요일에 받은 스캔 결과는 복귀 시점을 명확히 보여주지 못했다. 낙관적으로 잡아도 몇 주, 그 기간 아스널은 리버풀·뉴캐슬·맨시티 같은 중대한 경기를 치러야 했다. 최악의 경우는 수개월. 하베르츠 결장은 아스날에 치명타였다. 하베르츠가 건강했다면, 많은 이들이 그가 올드 트래퍼드 선발 출전까지도 예상하고 있었다. 아르테타는 요케레스를 천천히 적응시키는 동안 하베르츠를 중용하려던 계획을 갖고 있었다.

요케레스 영입은 최전방의 뎁스를 확보하기 위함이었지만, 하베르츠 장기 결장은 아스날을 다시 원점으로 돌려놨다. 결국 아스날은 시장에 다시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수요일 아침, 토트넘은 협상을 마무리하려고 팰리스 요구 조건을 모두 수용한 공식 오퍼를 제출했다. 심지어 에제가 목요일 유럽 콘퍼런스리그 예선에 출전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조건까지 넣었다. 그러나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불과 몇 시간 만에, 패리시는 아스날과 합의에 도달했다.

에제가 아스날을 선호했던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팰리스도 아스널을 선호했다.

그 배경에는 패리시와 아스날 부회장 팀 루이스의 좋은 관계가 있었다. 아스날은 일찌감치 에제에서 손을 뗐지만, 상황을 꾸준히 주시하며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반대로 토트넘과 팰리스 협상은 쉽지 않았고, 루이스와 아스날이 대안으로 나서자 패리시는 기꺼이 손을 잡았다.

아스날은 하베르츠 대체자로 여러 옵션을 논의했다. 새로운 9번 공격수를 들여오는 방안도 있었지만, 하베르츠가 돌아오면 포지션이 겹친다는 문제가 있었다. 왼쪽 윙어 보강 의견도 나왔고, 레알 마드리드의 호드리구 이름도 다시 거론됐다.

그러나 최종 선택은 에제였다. 아르테타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아스날은 그가 스쿼드에 없는 독특한 자질을 제공한다고 판단했다.

이사회 차원 승인도 곧바로 이뤄졌다. 공동 구단주 조시 크뢴케는 프리미어리그 개막을 앞두고 유럽에 머물고 있었고, 크뢴케 스포츠 & 엔터테인먼트(KSE)를 대표해 이 딜에 서명했다. 토트넘이 몇 주를 협상한 거래를, 아스날은 24시간도 안 돼 마무리한 것이다.

아스날도 토트넘 입장을 잘 안다. 2023년 1월, 첼시에게 미하일로 무드릭를 빼앗겼던 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상황이 뒤바뀌었다.

팰리스 입장에서는 최상의 결과였다. 최종 계약은 기본 6천만 파운드 + 최대 750만 파운드 보너스. 시즌 개막 전 만료된 바이아웃 금액과 사실상 동일했다. 팰리스는 두 구단의 경쟁을 통해 이득을 본 셈이다.

아스날은 에제가 목요일 프레드릭스타드전에 뛸 수 있도록 합의했고, 메디컬은 다음 날로 미뤄졌다.

아스날이 선수 판매 없이 에제에게 7천만 파운드 가까운 거액을 먼저 쓴 건 많은 이를 놀라게 했다. 아카데미에서 무료로 내보냈던 선수를 거액을 들여 다시 데려온 것이다. 구단 내부에서도 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UEFA의 스쿼드 비용 비율 규제를 감안하면, 아스널은 점점 아슬아슬한 상황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스날은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택했다. 주저할 시간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등번호 10번을 달게 될 에제는 아스날 스쿼드에 합류한 또 한 명의 티어 1급 영입이다. 주전으로 뛸 만한 퀄리티를 지닌 선수다. 이미 잉글랜드 대표팀을 통해 많은 아스날 선수들에게 익숙한 얼굴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팰리스에서 리그 14골 11도움을 기록하며 창의성과 재능, 그리고 확실한 생산력을 보여줬다.

전술적 지능 또한 돋보인다.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 체제에서 복잡한 전술 시스템 속에서도 능숙하게 적응하고 활약했다.

그는 하베르츠의 ‘완전한 대체자’는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이다. 원래는 중앙 자원으로 영입을 고려했지만, 아스날은 그를 왼쪽 측면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그의 합류는 레안드로 트로사르와 미켈 메리노가 필요할 때 하베르츠의 자리를 메울 수 있도록 스쿼드 운용에 유연성을 준다.

결국 에제는 프레드릭스타드전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목요일 아침, 그는 글라스너 감독에게 “마음이 준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미 그의 생각은, 그리고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아스널은 단순히 에제를 영입한 것이 아니다.
그를 집으로 데려온 것이다.

거의 토트넘으로 이적할 뻔했지만, 사실상 언제나 답은 아스날이었다.

https://www.nytimes.com/athletic/6568120/2025/08/23/inside-eberechi-eze-arsenal-transf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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